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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까지 회원국 설득할 시간 있지만 큰 표 차로 쉽지 않아
정부, 정확한 판세 분석하며 향후 대응 고민·미국과도 협의

WTO 수장 선거 최종결선에 오른 유명희·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이 2020년 7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WTO 수장 선거 최종결선에 오른 유명희·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이 2020년 7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네바·서울=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김동현 윤보람 기자 = 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8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파워사다리

정부는 아직 전체 회원국의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미국 등 그동안 한국을 지지해준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지만,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인다.

WTO는 28일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제네바 주재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사를 불러 두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전체 회원국을 소집한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가 후보가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그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28일 오후 11시 제네바에서 소집된 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워커 뉴질랜드대사는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최종 선출을 위해서는 향후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 도출 과정을 거쳐 합의한 후보를 11월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귀국하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20년 9월 18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방문한 미국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귀국하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20년 9월 18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방문한 미국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대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네임드파워볼

유명희 본부장은 WTO의 제안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11월 9일까지 버티는 방법이 있다.

WTO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 차가 당초 정부 예상보다 커 오래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중 104개국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한국 정부에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큰 차이로 앞섰다고 통보하면서도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방침을 결정하기 전에 판세를 다시 분석하면서 회원국 동향을 살피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뒤집기 힘든 상황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우리를 지지해온 미국 입장도 있어 사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사무총장 선거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5일 자국 재외공관 일부에 주재국 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하는 전문을 보냈는데 이는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로 외교가는 해석했다.

WTO에서 영향력이 큰 강대국 입장이 중요한 상황에서 그동안 유명희 후보를 지지해온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비토하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전체 회원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다자주의 회복을 주창해온 만큼 역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 사무총장 선출을 지연시키면서까지 선거전을 끌고 가기보다는 선호도 조사결과에 승복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으며,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그간 유명희 본부장 낙선을 위해 물 밑에서 움직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WTO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선 중국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어 오콘조이웨알라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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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oon@yna.co.kr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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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 A씨(50)씨는 올해 초 2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물어내라는 청구서를 받았다. 2년여 전 대리운전을 하다 낸 외제차와의 접촉사고 때문이었다.동행복권파워볼

A씨는 사고 당시만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대리운전 업체가 소개한 보험에 가입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구상금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발신자는 렌터카 공제조합이었다. 사고 처리 비용 중 일부를 A씨가 물어내라는 내용이었다.

한 번 대리운전할 때마다 버는 돈은 기껏해야 1만2000~2만원 정도. 그 돈의 100배가 넘는 액수를 꼼짝없이 물어줘야 할 판에 몰렸다. 그것도 2년이 지난 일 때문이다. A씨만 이런 일을 겪는 게 아니다. A씨 같은 대리운전 기사 10명이 지난 9월 23일 피고인으로 소액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섰다. 모두 ‘하’ ‘허’ ‘호’ 번호판을 단 렌터카를 대리운전하다 사고를 낸 기사들이다.


렌터카 ‘제3자 운전금지’ 약관…사고 나면 대리운전자에 처리비용 사후 청구
이들이 구상금을 청구 당한 까닭은 렌터카 약관과 임대차계약서 때문이다. 약관과 계약서에는 ‘제3자 운전금지’ 조항이 있다. 렌터카는 애초에 대리운전이 안 된다는 의미다. 대리운전사를 부른 손님(임차인)이 운전을 허락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차주는 렌터카 업체이고, 그 차주의 뜻에 반하는 행위여서다. 따라서 대리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렌터카 회사가 대리운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보험처리 비용을 사후에 모두 받아간다.

구자룡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부장은 “대리운전 기사에게 산재보험의 문을 열어주는 등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민간 보험인 자동차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꼴”이라고 말했다.


보험 처리 비용 구상권 청구 건수, 2년도 안 돼 4배 넘게 불어나
그렇다고 대리운전 기사가 콜을 받았을 때 해당 차량이 렌터카인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손님(임차인)이 이를 고지할 의무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취약계층인 대리운전자만 영문도 모른 채 고스란히 책임을 떠안게 된다.

21일 오후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열린 '대리운전 보험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원 등 참석자들이 관련 현수막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열린 ‘대리운전 보험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원 등 참석자들이 관련 현수막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식으로 렌터카 공제조합이 대리운전 기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 소액재판은 해가 갈수록 크게 불어나고 있다. 2018년 29건 이던 것이 2019년에는 33건, 올해는 8월 말 현재 114건에 달한다.


“대리운전 부르는 렌터카 운전자를 양심불량자 만들고, 대리기사의 생계 위협”
이상국 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은 “대리운전을 부르는 렌터카 운전자(임차인)를 본의 아니게 양심불량자로 만들 뿐 아니라 대리운전 기사에게는 꼼짝없이 덤터기를 씌우고 생계를 위협하는 희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에는 임직원뿐 아니라 일반인의 장기 렌터카 사용도 많아지는 추세인 데다 관광지인 제주도는 특수성 때문에 렌터카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렌터카에 대한 대리운전 관련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국의 대리운전 기사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등록된 사람만 16만5000명에 달하는 등 20만명을 넘기고 있다.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2조8000억원에 육박한다는 게 대리운전협동조합의 추산이다.


“렌터카 대리운전 기피하면 음주사고 증가 등 사회비용만 늘어…대책 시급”
김성호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국장은 “소송이 늘수록 ‘허’ ‘하’ ‘호’ 번호판을 단 차량에 대한 대리운전 기피 현상이 생기게 될 것이고, 이는 음주사고 등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나서 대리운전보험을 개혁하고 대리운전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이 심각하지만 아시아가 받을 경제적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을 잘한 한국을 최고의 투자처로 꼽았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댄 파인먼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대표는 2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서방 선진국의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도 아시아는 분명히 회복 탄력성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경은 서구의 소비 패턴 변화에 있다고 봤다. “팬데믹 여파로 (서구에서) 서비스 지출이 크게 위축했다. 그러나 소비는 점점 서비스에서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소비 패턴의 변화가 진행되는 한 서구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해 아시아 경제가 받는 피해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AFP
/사진=AFP


파인먼 대표는 아울러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보면 투자할 만한 나라들이 있다며 한국을 “최고의 투자처(top pick)”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팬데믹에 무척 잘 대응했다. 한국은 팬데믹 측면에서 국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의 수출 부문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와 싱가포르도 팬데믹 리스크가 낮다는 이유로 투자할 만한 나라에 포함시켰다.

파인먼 대표는 그러나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에서 좋은 소식이 나온다면 홍콩이나 태국처럼 팬데믹으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나라로 투자를 선회하는 안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시세 90% 공시가’ 세금 증가 얼마나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모든 주택 보유자를 투기세력으로 취급하는 ‘징벌적 증세’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주택 ‘구입-보유-매도’ 등 모든 단계의 세금이 대폭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투기세력으로까지 보기 힘든 1주택자조차 높아진 세금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 일각에서는 ‘국가에 월세 내고 사는 기분’이라는 불만까지 나온다.

28일 동아일보가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 방안을 바탕으로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게 의뢰해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에서 시세 약 16억 원짜리 아파트(현재 시세 17억 원) 1채를 매입한 1주택자가 10년간 내야 하는 세금을 계산해본 결과 취득·보유·양도세를 합쳐 2억4091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하면서 매년 2%씩 주택 가격이 올라 10년 뒤 약 20억3000만 원에 주택을 매도할 경우를 가정했다.

이 중 보유세로 내는 돈은 8994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약 325만 원 부과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2025년이면 808만9000원으로 훌쩍 뛴다. 2030년에는 1172만3000원으로 1000만 원을 넘겨 매월 100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양도세 부담도 1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년부터 규제지역 내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에 ‘실거주 의무’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10년간 보유만 하면 양도세를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0년간 거주도 해야 한다. 10년간 거주를 할 경우 양도세는 500만 원 선으로 대폭 줄어들지만 여전히 보유세와 취득세를 합친 세금은 1억 원이 넘는다.

보유세 부담 상승은 고가 아파트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올릴 경우 서대문구의 시세 9억 원 아파트 보유세는 아파트 가격이 연 2%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2030년이면 웬만한 회사원 월급에 맞먹는 약 340만 원이 된다. 노원구의 시세 6억 원 아파트를 보유했을 경우 보유세는 2030년 100만 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회사원 이모 씨(35)는 “불과 몇 년 사이 재산세가 너무 올라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서 살고 지금 집은 월세를 줘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한다”며 “세금이 많이 오른 것 자체도 문제지만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마당에 내년, 후년에 얼마나 오를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현재 무주택자인 송모 씨(48)는 “앞으로 한 해에 수백, 수천만 원의 세금을 감당할 수 없으면 집을 사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며 “그래도 ‘현금부자’들은 집을 사서 더 부자가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시가격과 세율을 올리는 것 외에도 과세 체계 전반이 1주택자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높이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2017년 8·2대책으로 9억 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라도 규제지역이라면 양도세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2년간 실제 거주를 하도록 했다. 종부세의 경우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100%로 높아진다. 2022년부터는 공시가격 그 자체로 세금을 산정하게 된다는 의미로 기준값이 달라지는 만큼 세금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거주 의무 및 세금 강화를 통해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늘리는 정책이 임대차시장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을 월세로 전가할 가능성이 크고, 자기 집에 실거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임대차 매물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안이 발표된 직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이번 전세계약이 끝나면 월세로 계약조건을 바꿔야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한 채만 보유한 경우에는 세금을 대폭 감면해 세금이 거의 증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

[서울신문]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모두 발언후 생각에 잠겨 있다. 2020. 10. 1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모두 발언후 생각에 잠겨 있다. 2020. 10. 1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종인 ‘보수 정당 체질 변화’ 노력 상황
김재섭 위원 “높은 상속세 기업 존속 부담
순자산 기준인 자본순이득세로 바꿔야”
당 일각 “지도부 내부서도 위기관리 안돼”

박용진 “상속세 60%보다 더 올려야” 비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재벌들의 상속세 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가운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청년 비대위원이 잇달아 상속세 완화 목소리를 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 3법 등을 외치며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마당에 청년 비대위원이 앞장서 재벌의 논리를 대변하자 지도부 내부에서도 “위기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벌을 옹호할 마음이 없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상속 과정에서 저지른 위법 사항이 있다면 확실하고 분명하게 징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비대위원은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주주 할증 제도까지 붙이면 65%까지 높아지는데 세계에서 단연 1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높은 상속세·증여세율은 기업의 존속에 상당한 부담을 유발하고, 자연스럽게 고용과 투자와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상속세를 총자산 기준 과세에서 순자산 기준 과세인 자본순이득세로 바꾸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26일 비대위 비공개 모임에서도 상속세 완화를 주장했다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회장 별세 직후 보수 정당에서 상속세 인하를 언급하면 반대 진영으로부터 당연히 비판을 받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 말을 가장 참신해야 할 청년 비대위원이 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당내 청년 정치인들이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켜 김 위원장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들에게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은 즉각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부잣집 자녀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느냐”며 “상속세를 60%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친기업, 친재벌적인 본성이야 알겠지만 자중하길 바란다”며 “(상속세 인하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물리적 나이가 젊다고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사고가 젊어야 하는데, 그런 청년을 뽑지 못한 건 김 위원장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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